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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항상 부족한 게 돈인데, 돈이 어떻게 충분해!" - <몸값(Bargain)>

by 머니도도리 2023. 5. 6.

2023년 4월 19일 제6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폐막식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장편 경쟁부문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은 해외 관객들로 부터 수많은 찬사와 기립박수를 받으며 역시나 '믿고 보는 K-드라마' 대열에 합류해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몸값>은 칸 시리즈 페스티벌의 올해 초청된 수많은 경쟁작 중 유일한 한국드라마로 내로라하는 전 세계 작품들과의 경쟁 속에 당당히 각본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드라마 그리고 국내  OTT 오리지널 시리즈로는 최초로 칸 시리즈 수상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며, 또 한 번 'K-드라마'의 위상을 한껏 드높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에 대해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드라마-몸값-포스터
<몸값> 포스터

 

목차

     

    <몸값> 소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은 2022년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총 6부작으로 방영된 OTT 시리즈다. 연출에는 전우성 감독, 극본에는 전우성 감독과 함께 최병윤, 곽재민 작가, 그리고 진선규, 전종서, 장률 등의 배우가 출연했다. <몸값>은  범죄, 스릴러, 누아르, 블랙코미디, 재난과 어드벤처 등을 총 망라하는 스펙터클한 장르에 독특한 콘셉트를 지닌 작품이기도 하다. 

     

    <몸값>은 2015년 개봉된 이충현 감독이 연출했던 같은 이름의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당시에는 박형수, 이주영, 이상훈 등의 배우가 출현하였으며, 이충현 감독은 작품을 통해 사람이 먼저인지 돈이 먼저인지 알 수 없는 세상의 이야기를 연출하고 싶어 했다.

     

    단편영화 <몸값>은 비록 14분밖에 안 되는 짧은 러닝타임이었지만 다음 해 수많은 단편영화제에서 무수한 상들을 휩쓸 만큼 짧지만 정말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단평영화를 6부작으로 장편화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의 전우성 감독은 단편이 지녔던 충격적인 반전과 파격성을 살리면서 더욱 풍성한 인물과 서사, 구성에 대한 신선함을 통해 확실한 오락물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리고 전우성 감독은 원작의 엄청난 긴장감을 최대한 살리고자 각 회차를 모두 원테이크와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하는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촬영기법에 대한 고민과 노력, 몰입감 넘치는 탁월한 연출과 스토리, 그리고 출현배우들의 완성도 높은 연기에 감동받은 칸의 관객들은 무려 3분여에 걸친 기립박수로 작품에 화답한다.

     

    드라마-몸값의-주연들-이미지
    <몸값> 등장인물 포스터

    <몸값> 등장인물 및 배우 소개

    노형수(진선규 배우)

    자칭 '춘천중부경찰서 강력반 경위'이다. 원조교제 성매매를 위해 모텔에 도착하고 성매매 여성과 온갖 자극적인 대화로 몸값 흥정에 성공한 듯하나 결국 장기매매 위기에 처해 본인이 몸값 흥정의 대상이 된다.

     

    갑작스럽게 대지진이 일어나고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지만 무너진 모텔 건물에 갇히게 되고 모텔 건물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장기매매단으로 부터 생존하기 위해 빤스차림으로 치열하게 사투를 벌인다. 

     

    노형수 역을 연기한 진선규 배우는 2004년 연극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로 데뷔해 꾸준히 연극계에서 입지를 굳혀나가다가, 2010년을 전후로 그 영역을 드라마와 영화로 넓혀간다.

     

    무명과 단역을 거쳐가며 영화면 영화, 드라마면 드라마로 종횡무진한 그는 이후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다.

     

    특히 그의 인생작인 <범죄도시 1>에서는 정말 조선족 조폭이라 착각할 만큼의 완벽한 조선족 사투리와 중국인들도 원어민급이라 인정한 중국어 발음, 그리고 빠지면 아쉬운 그만의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면서 그 인지도를 확실히 각인시킨다.

     

    또한 <극한직업>을 통해서는 통닭까지 잘 튀기고, '얼굴 밖에 볼 게 없는 (극 중 이하늬 배우의 명대사)' 반전매력의 강력반 형사로 180도 연기 변신하면서 영화 인생에서 맡은 첫 주연작을 영화인생에서 경험하는 첫 천만 영화로 장식하게 된다. 

    박주영(전종서 배우)

    성매매를 미끼로 남성들을 유인하고 걸려든 대상에 대해서는 누구든 관계없이 전문적으로 몸값을 흥정하는 장기매매 경매사이다.

     

    빼어난 미모와 고객에 대한 특출한 서비스마인드, 거기에 사람을 사로잡는 화려한 거짓말까지, 조직 내 실력자인 그녀에게는 사실상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다. 대지진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그녀는 형수와 함께 목숨을 걸고 앞으로 나아간다.

     

    박주영 역을 연기한 전종서 배우는 2018년 영화 <버닝>으로 데뷔하였다. 데뷔와 동시에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는가 하면 그녀의 두 번째 작품 2020년 개봉한 넷플릭스 영화 <콜>에서는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열연해 각종 영화제 여우주연상과 여자 배우상을 수상하면서 대중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그녀는 얼마 전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 집> 한국판 리메이크작의 '도쿄' 역할로 활약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으며, 비록 흥행으로 이어지진 못했으나 지난 3월 개봉한 판타지 미스터리 영화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을 통해 할리우드까지 진출하는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고극렬(장률 배우)

    이미 자신의 한쪽 신장을 이식하였으나 그 결과가 좋지 않아 병원에서 오늘내일하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전 재산을 가지고 어쩔 수 없이 장기매매 경매에 참여하게 된  효심 깊은 청년이다.

     

    그러나 선한 얼굴 이면에는 친구하나 없을 듯한 고지식하고 예민한 성격과 목표에 대한 살벌할 만큼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생사의 기로에서도 결코 꺾이지 않는, 마치 좀비와도 같은 생명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고극렬 역을 연기한 장률 배우는 2013년 영화 <방관자>를 통해 데뷔하였다. 몇 편의 단편 영화에서 주연을 맡을 만큼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및 다수의 연극에서 꾸준히 좋은 활동을 이어 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네임>의 '도강재' 역할을 통해 대중에게 확실하게 존재감을 인식시킨 그는 이후 MBC 드라마 <금수저>의 '서준태' 역할을 통해서도 좋은 연기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 외 원작에 출연했던 이주영 배우와 극본에 참여했던 최병윤 작가의 출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이트이기도 하다.

     

     

    <몸값>의 간단한 줄거리 

    경기도 가평의 어느 시골 외곽에 위치한 오래된 모텔, 고등학생처럼 교복을 입은 주영이 방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잠시 후 초인종이 울리고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한 형수가 방 안으로 들어온다. 주영과 형수의 첫 만남이었다.

     

    주영은 자신이 경험이 없는 처녀이며 100만 원의 몸값에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프로필로 형수를 유인했고, 형수는 엄청난 기대를 안고 주위 사람들에게 장례식을 간다는 거짓 핑계까지 대고 가평의 모텔까지 찾아왔다.

     

    형수는 주영과의 저질스럽고 자극적인 대화 도중 그녀가 처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실망하면서 주영의 몸값을 7만 원까지 깎아내리는 데 성공한다.

     

    몸값 흥정에 성공한 형수가 기분 좋게 샤워장으로 향하게 되면서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반전이 일어난다. 

     

    모텔은 성매매를 미끼로 남성들을 유인해 그들의 장기를 경매로 판매하는 장기매매 조직의 본거지였다.

     

    모텔의 비밀 공간 안에는 주영과 비슷한 또래의 수많은 여성 조직원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형수를 유인했던 주영의 본업은 조직 내에서 고객들에게 장기의 가격을 흥정해 주는 베테랑 경매사였다.

     

    각자의 사정과 이익을 위해 장기가 필요한 수많은 사람들이 죄책감 없이 돈을 칩으로 바꾸어 모텔 방에 모여 있고, 영문도 모르고 기분 좋게 샤워장으로 향했던 형수는 이미 납치되어 수술용 침상에 묶여 있는 상태다.

     

    주영에 의해 형수의 장기들은 모텔 방에 모인 수많은 고객들에게 고가의 경매가로 낙찰되기 시작한다. 고객들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경매에 참여하고 있는 극렬은 아버지의 신장이식을 위해 처음으로 경매에 참여한 효자다.

     

    우여곡절 끝에 형수의 신장 한쪽을 극적으로 낙찰받은 극렬은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에 기뻐하게 되고, 경매에 참여한 모든 고객들로부터 부러움 가득한 축하의 박수를 받는다.

     

    자신의 쾌락을 위해 여성의 몸값을 흥정했던 형수는 결국 타인의 필요에 의해 한순간에 자신의 몸값이 흥정되는 충격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던 한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고, 눈을 뜨지도 못할 만큼 엄청나게 많은 토사가 갑작스럽게 밀려오면서 건물은 순간적으로 블랙아웃이 됨과 동시에 사람들은 무너져가는 모텔 내부에 갇히게 된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이기심에 서로를 속이고 죽이는 숨 막히는 과정이 이어지게 되며, 그 속에서 살아남아 무너져가는 건물에서 탈출하기 위해  형수와 주영, 그리고 극렬은 치열한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대지진이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반전으로 작품은 긴장감 넘치는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몸값>에 대한 감상평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에 대해 필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사람, 사람의 이기심과 잔인함을 파격적인 설정을 통해 보여줬던 원작의 주제를 잘 이어받았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극한의 상황까지 치닫았을 때 돈과 욕망을 위해 인간은 얼마큼 더 추악해지고 잔인해질 수 있는가를 더 파격적인 설정과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시나리오 구성 등으로 잘 이끌어냈다고 보았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장르의 반전과 적절한 유머코드, 그리고 배우들의 깔끔한 캐릭터 소화능력과 연기케미는 적절한 긴장감으로 작품에 몰입하기에 충분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은 착한 캐릭터가 거의 없는 데에다 이기심과 욕망 가득한 악인들의 생존 게임을 보여줘야 하는 작품의 특성 때문에 욕설과 잔인한 연출이 자주 보였으나 필자는 악인을 더 악인답게 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였다고 보았기에 전혀 거부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은 다양한 장르가 뒤섞인 독특한 콘셉트의 작품이다. 특히 재난과 액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그 긴박한 상황을 관객에게 생동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감독은 편집 없이 한 번에 이어서 찍는 촬영기법을 작품에 시도했다고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한 배우들의 열연과 전우성 감독 및 스테프들의 노력에 감탄과 박수를 보낸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은 전우성 감독이 의도한 데로 원작의 뒤를 이어 작품의 방향을 명확히 잘 잡은 확실한 오락물이다. 매회차 탄탄한 구성으로 작품을 보는 동안 단 한 번의 지루함도 느낄 수가 없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또 다른 신선한 구성과 이야기로 멀지 않은 시기에 시즌 2가 제작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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